화수분

안승희

허영이 가득한 숲에 사는 민무늬 화분 H. H는 화려한 무늬를 가진 화분들이 부러워 그들을 쫓아 숲을 헤맨다. 정상적인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없는 숲. H의 눈앞에 쏟아지는 건 오직 정신없고 화려한 무늬들뿐이다. 그 무늬들에 홀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떠도는 H.우리는 H처럼 타인의 단편적인 삶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때문에 외면을 통한 가치판단, 부질없는 비교가 쉬워져 시각이 무력화되곤 한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나는 무엇에 홀려 시각을 잃었는지, 삶에서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들고자 한다.
포스터
작품설명